Interview

01 NNK - BLE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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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공연 <음량, 공연장>
두 번째 공연 <공간을 투사하는 몇 가지 방향>
<공간을 투사하는 몇 가지 방향> 공연 중 (좌)김동용, (우)서민우


윤: 청취 환경을 재설정하기 위한 무대의 조건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면, 현재까지는 공연이라는 일시적인 이벤트에서 파생되는 무대와 무대를 보조하는 장치적 요소(사물들), 사운드 클라우드가 있었죠. 여기까지는 기본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범위인 것 같아요. 공연의 소리가 무엇을 전달하거나 재현하는 게 아니라면 그것이 발생하는 과정을 통해 청취 환경을 재설정하는 것일 테고, 그렇다면 청취 환경이란 것은 물리적 거점을 통해 발생하는 제한적 무대라는 생각이 들어요. 2회 공연 때 사운드 클라우드를 이용해서 가상적 청취환경(그러나 일상적인)을 가설하였지만 사실 전체 공연을 위한 도구적 제스처라고 생각할 수 있고요. 동용 씨가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물리적 조건을 사용 가능한 변수로 사용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지만, 무대의 조건에 포함되는 것이니까요. 정리하자면 청취 환경을 위한 무대의 조건을 확장하려면 어떤 조건을 충족해야 할까요?

 

서: 청취 환경을 제한적인 무대 혹은 공간의 감각으로 1:1매칭한 상태로 상정하고 있지는 않아요. 오히려 일상 감각의 연장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단계적으로 공연 환경에서 먼저 정리할 필요를 느끼고 있어요. 질문에 답하자면 소리를 전달하고 인식하는 데에 손실이 생기지 않을 만큼 충분히 넓은 공간과 이를 받쳐줄 수 있는 음향 장비들, 그리고 방음 설비가 떠오르네요. 어떤 크기의 공간이더라도 볼륨을 조절하면 어느 정도 청취 환경을 연출할 수는 있겠지만, 감각으로서 소리의 크기는 작업의 주요한 요소이기에 간과하기 어렵죠. 그러니 볼륨 조절을 자유롭게 할 수 있을 만큼의 공간 확보가 필요하게 되는 거죠. 또한 공연 중 신고당하지 않기 위해서도 있지만, 공연장 내에서 소리를 조절하기 용이하도록 방음 공사가 필요해요. 방음벽을 이용해서 공간이 좁은 공간이더라도 최대한의 효과를 내도록 배치하는 것도 가능하고요. 가장 이상적이긴 하지만, 앞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기가 쉽지는 않아요. 

 

윤: 청취 환경의 재설정 이후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서: “청취 환경의 재설정 이후”라고 한다면, 청각 매체의 조건이 충분히 가청화되어 청취를 이해하는 맥락에 깊게 투여하게 된 상황일 텐데요, 아직 이후를 생각하기엔 이른 것 같아요. 대신 <특정한 소리들: 공간에 대하여>를 마친 이후 이야기 정도는 할 수 있겠네요. 청각 매체 작업의 정리이기도 하지만, 청취 환경 중 공간성을 재고하는 기획이기도 하니까요. 공간이라고 하면 바로 같이 따라오는 시간성에 대한 기획을 하게 될 것 같아요. 가능하면 전시의 형태로요. 음악의 시간성에서 이어가서 전시장의 시간성 같은 걸 이야기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는 다시 한번 음향, 그러니까 공연, 전시, SNS, 라디오 등을 아우르는 모든 과정을 정리하는 기획이 떠오르네요. 아직 <특정한 소리들: 공간에 대하여> 이후의 긴 호흡은 생각하지 않고 있어요. 지금은 짧은 호흡들을 스케치하면서 당장의 기획에 집중하고 있어요.

 

-BLE 인터뷰 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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