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 07 / 27
NNK(이하 N)
안녕하세요.
전나윤(이하 전)
안녕하세요.
N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
저는 3차원의 세계를 재현한 평면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만들어지는 과정, 역사 등을 소재로 삼아 회화와 입체 구조물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N
바로 작업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그물 격자부터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전
알베르티가 고안한 그물 격자를 제 필요에 따라 변형해본 겁니다. 3차원 대상을 평면에 재현하기 위한 기능을 뒤집은 것으로, 이미지를 공간 속의 한 점에 위치시키는 도구에요.
앞서 말한 <그물 격자>를 이용해 PNG 이미지들을 원근법적 공간에 놓인 것처럼 배치한 회화를 제작하고 있어요. <<정물>을 위한 공간>은 그 그림에 나타난 공간을 구조화한 것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제가 컴퓨터 프로그램을 파워포인트밖에 다루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하다 보니까 앵커 포인트로 드로잉을 할 수 있겠더라고요. 우선, 새 슬라이드에 색이 없는 직사각형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 뒤, 개체들을 정렬하고, 드래그해 보면서 이미지를 만들어 나갔어요. 하나의 슬라이드는 화면 확대 비율과 버전에 따라 여섯 가지 형태로 변주됩니다.
학부 때 목조 수업을 들으면서 목재 구조물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처음으로 만들었던 것이 <이젤>인데요. 캔버스를 이젤에 세우는 기본적인 구조는 유지한 채로, 전면에서 캔버스 프레임이 겹쳐 보이도록 만든 입체물입니다.
N
처음부터 페인팅 작업을 시작하신건가요?
전
아뇨. 처음엔 그림 그리는 것에 부담이 많았어요. 저학년 때는 미대생이라면 한 번쯤 해보는 누드도 해보고, 프린트를 주로 했었고요. 점차 회화에 관심을 두면서, 전통적인 매체에 집착하게 된 것 같아요.
N
작업의 소재는 어디서 찾나요?
전
미술사나 시각이론 관련 책에 보면 에칭 도판이 많아요. 그런 것들을 흥미롭게 보고, 소재로 삼기도 해요.
N
그렇다면 참고하는 자료를 재구성하는 작업이라는 생각도 있나요?
전
제 작업은 대부분 기존의 것을 제 관점에서 번안하는 일이에요. 이젤이나 그물 격자도 그렇고, 지금 진행 중인 작업은 동굴의 핸드 스텐실을 레퍼런스로 삼고 있어요.
N
작업의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전
저는 작업을 할 때, 구체적으로 시뮬레이션하고, 계획대로 행동하는 편이에요. 사실 이건 제가 순발력이 없는 편이어서 선택한 방식인데요. 최근에는, 결과물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요소들을 하나씩 추가해보고 있어요.
N
그러면 시뮬레이션과 결과물의 간극은 어떻게 메우나요?
전
특히, 제가 상상했던 것을 오브제로 만들어 놓으면 마음에 드는 것이 거의 없어요. 하다못해 직각 맞추기도 쉽지 않죠. 더 이상 수정할 수 없는 결과물은 스스로 타협하고 넘어갑니다. 어쩔 수 없다는 건 알지만, 항상 힘든 일이에요.
NNK
nanakorn666@gmail.com
전나윤
bubblesoflovingenerg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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